치바에서 아침을...

안녕하세요, 지란지교챌린지스 디자이너 하재경입니다.
이번에 일 반 휴식 반으로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일 반 휴식 반, 생각해 보니 이게 워케이션의 표본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란에는 ‘워케이션’을 할 수 있는 곳이 제주에 이어 한 곳 더 추가되었습니다.
일본의 가모가와라는 곳입니다. 가모가와가 치바현에 있기 때문에 ‘워크인치바’가 공식 타이틀이 된 모양입니다.
도쿄에도 한군데 더 추가된다는 소문이 있던데 이건 정보가 나와봐야 알 것 같습니다.


워크인치바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s://ov-kamogawa.com/main/index

이번에 그 곳에 다녀오게 된 이유는 숙소에 벽화를 그리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벽화를 그린다는 것은 숙소에 개성을 더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휘하면서 숙소도 체험하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숙소의 편의 시설이라든지 주변 관광 또는 맛집 소개 등은 다른 글이나
앞으로 다녀 올 분들의 체험으로 정보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벽화를 그리면서 이 곳에 대해 느낀 점과 그림으로 전하려는 메시지 같은 간단한 소회를 전해 보려고 합니다.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숙소까지는 자동차로 공항에서 약 1시간 10여 분을 가야 하는 곳입니다.

공항 주변을 조금 벗어나자마자 도시의 조명이 사라지고 어둡고 차가운 외곽도로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그것은 느낌에서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약간 변두리인가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차를 운전해 준 요네다씨의 말로는
이 곳을 ‘田舎(이나카)’라는 표현을 하더군요.
이나카는 시골이라는 뜻입니다. 한자를 보면 밭 전, 집 사 시골이라는 것을 원천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제법 긴 해저터널도 지나고 산을 몇 개 넘고 나서야 치바에 도착했습니다.
가는 길에 안개가 짙게 깔린 산간 도로를 지나왔는데 가끔 원숭이가 도로로 튀어 나오기도 한다는군요.
무려 원숭이…



저녁인데다가 비까지 와서 풍경은 보이지 않고 물 속을 헤엄치는 느낌으로 어찌어찌 숙소에 당도하였습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따듯합니다. 한 겨울에서 10도 정도는 유지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섬나라 특성상 따듯하다가도 조금만 날씨가 흐려지거나 비가 온다면 바로 추위로 돌변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행객들은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게 됩니다.


도착하는 날은 비가 온데다가 저녁이어서 조금 쌀쌀했습니다.
낯선 곳, 시골, 저녁 그리고 비….

일단 온도를 조금 올리고 뒤도 안돌아보고 바로 꿈나라 행.


숙소에 도착해서는 못느꼈었는데, 자다가 목이 말라 잠을 깼을 때
뭔가 들리는 이 소리는….

그것은 파도 소리.

파도 소리가 이렇게 가깝게 들린다고?
하지만 창 문 밖은 칠흑 같은 어둠 뿐이라서 바다를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드디어 아침이 되었습니다.
창문의 블라인드를 올리면서 ‘억’ 소리를 질렀습니다.


와….이거구나.

원숭이가 나타날 정도로 시골이라고 해서 주변에 논밭 뿐이면 어떻게 하나.

머리에 수건 두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경운기 타고 다니는 모습 뿐이면 어떻게 하나.


하지만 이 곳은 하와이.

여기는 서핑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머리에 수건 두른 할머니 할아버지는 1도 없습니다.
대신 멋쟁이 서퍼들이 해변에 넘쳐납니다.
그리고 그 주변에 가벼운 스낵바들과 세련된 까페도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 것은 모르겠습니다.
이 곳에 오는 사람은 그냥 이 것을 즐기세요.
그러면 본전은 찾는 겁니다.


<흔들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 볼 수 있는 2층의 핫포인트,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200배 멋짐>


좋은 숙소란 다양한 편의 시설이 있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런 감성 포인트가 있는 것 또한 매우 강력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 곳에 온 이상 다른 곳은 볼 필요없습니다.

일본 관광은 그냥 도쿄에서 하시고 이 곳은 이런 감성과 이런 휴식을 즐기는 곳입니다.

자발적 고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맥주 한 두병이랑 간단한 스케치 북 하나로

반나절 이상을 꼼짝도 없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시 쓰는 사람은 그곳에서 시를 쓸 것이고,

음악을 하는 사람은 작곡이 가능하고,

비즈니스 하는 사람은 사업 아이디어가 나올 것입니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서 좋은 그림 몇 장 건졌습니다.
더불어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지라는 무거운 생각도 잠시...ㅜㅜ



정말 거짓말을 안보태고 30초면 모래사장으로 나갈 수 있고,

3분 안쪽에 고독한 미식가가에나 나올 것 같은 정겨운 야키토리 집.

8분만 걸으면 아무데서나 먹을 수 없는 가성비의 스시 집도 있습니다.

보통 이런 곳의 주인장은 코타와리(고집)가 있어서 좀 까칠하기 마련인데

이 곳의 사장님은 매우매우 친절했습니다. 술도 안마셨는데 금방 친해져서

사장님 내외가 제게 선물까지 줄 정도였으니까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역시 시골의 장점이려나. 도쿄에서는 이런 거 절대 못 느낍니다.


많은 것을 바라면 한없이 부족한 곳일지도 모르지만

나에게 생각을 할 시간이 필요하거나 어떤 결심을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이 곳에서 바로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일정만 없었다면 그냥 이 곳에서 쭉 쉬고 싶었지만 역시 휴식과 일 그리고 관광 등
짧은 시간에 다 마쳐야 하기 때문에 아쉽게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번 더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땐 마냥 시골을 즐기러 가겠습니다.


끝으로 벽화 설명 간단하게 하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이랏샤이마쎄 분위기의 복을 부르는 고양이 마네키네코.
한국에서 오시는 손님들과 일본 손님들을 다 배려한 기본 중의 기본 이미지입니다.
천만냥이라는 한자는 금이나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어라라는 뜻이 담겨져 있답니다.
워케이션 치바, 대박 기원!


마네키네코 바로 옆에는 이 지역의 대표 요소, 서핑을 주제로 표현을 해보았습니다.
이 워케이션 센터를 운영하시는 요네다 사장님도 프로 수준의 서핑 애호가이기도 합니다.


1층 거실 벽에 있는 '몽상가가 되어라' 라는 그림인데 지란의 Dream 과 일맥상통하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꿈을 품고 살아보아요.


주방 식탁 벽에 그린 기쓰네멘(狐面 )입니다. 우리말로 여우가면인데요.
여우는 일본 농경사회에서 신통력을 가지고 있다하여 추앙하고, 풍요와 부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축제 때 이 가면을 많이 사용합니다. 관광지에도 종이로 만든 가면을 많이 팔고 있습니다.


부엌 쪽의 그냥 물고기 그림. 바닷가니까.


2층 계단으로 올라가는 곳. 다루마 그림입니다.
달마도사가 어려움을 겪으며 수련하는 모습을 쓰러지지 않는 오뚜기 형상으로 만든
일종의 장난감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종교적 의미나 장난감의 이미지를 넘어서
행운이나 의지를 표현하는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관광지 등에서 보면 눈을 그리지 않은 상태로 판매하는 다루마를 보실 수 있으실텐데요
눈이 없는 상태로 구매해서 자기가 눈을 그려넣으며 자기 의지를 표명하는 의식을 치룬다고 합니다.
정치인들이 출마하면서 다루마에 눈을 그리는 모습을 간혹 뉴스에서 보셨을 수도 있겠네요.

2층 계단 끝에 있는 그냥 귀여운 서핑 그림입니다.


2층 부엌 맞은 편에 있는 그냥 물고기. 대형 물고기입니다.

2층 침실에는 재즈풍의 그림이 또 있긴한데 사진 찍어 둔게 없네요.
아까 위에서 말한 흔들의자에 앉아서 맥주 한 잔과 재즈 음악 들으며 바다 멍을 한다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겁니다.

자 이상으로 그림 설명과 전반적인 숙소의 경험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있는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려해 주신 요네다 씨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이번 출장에 여러가지 행정적으로 도움을 주었던
지란 재팬의 전윤경 부장님에게도 고맙다는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오치영
Oh Dream Officer
ocy@ji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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