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빈둥거려도 괜찮다. (부제: 조직과 개인의 존속에 꼭 필요한 것은 비효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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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전에 개미 집단에 대한 연구를 읽은 적이 있다. 개미들의 20~30%의 일하지 않는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일하는 개미만을 모아 집단을 구성해도 일정 비율은 일하지 않고 논다. 그걸 보고 사람들은 대개 '세상에는 항상 빈둥거리고 무임승차하는 나쁜 20프로가 있다'라는 결론을 냈었다.


2. 그런데, 이후 일본 하세가와 교수 연구팀은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일본 전국에 서식하는 뿔개미속의 한 종류를 사육하고, 한마리마다 구분할 수 있도록 색을 입힌 후 한 달 이상에 걸쳐 8개 집단, 1천200마리의 행동을 관찰했다. 관찰 결과, 처음에 일하던 개미가 피로하여 일하기 어렵게 되자 일하지 않고 놀던 개미가 일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3. 연구팀은 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 집단의 개미 모두가 일하다 일제히 피로가 쌓이는 경우와 일부 개미는 노는 집단을 비교했다. 결과는, 전체가 모두 열심히 일하는 개미로 구성된 집단은 구성원 모두가 일제히 피로해져 움직일 수 없게 되었을 때 집단의 멸망이 왔다. 이에 반해 일하지 않는 개미들이 일정 비율 있는 집단은 오래 존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하세가와 교수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이 집단의 존속에 꼭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물론, 다들 핑핑 노는 조직은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100프로 극단의 효율로 돌아가는 조직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너무 빡빡하고 효율화된 조직은 하나만 무너져도 도미노가 될 수 있고 위기나 위험시 쓸 여유자원이 없어 대응하기 어렵다.


5. 인간 개인의 삶도 유사하다. 매시간 빈둥거린다면야 문제가 있지만, 매 순간 100프로 빡빡하게 사는 것도 위험하다. 10~ 20프로 정도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을듯하다.


6. 물론, 한창 실력을 키우고 생존 탈출 기간에는 당연히 100프로 아니 110프로 전념해야 하지만 계속해서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비행기도 이륙할 때는 에너지를 엄청나게 쓰지만 운행할 때는 에너지를 가볍게 쓴다. 계속 이착륙에 쓰이는 정도의 엄청난 에너지를 써서는 먼 길을 갈수 없다. 나는 평생 일 외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것에만 과도하게 몰두하여 성공했지만 비자발적 퇴임 후 허탈감에 빠져 멘붕되신 분들을 본 적이 많다.


7. 의외로, 열심히 살면서도 무언가 여유가 있으면 잘못 살고 있는 듯 죄책감을 느끼는 과도하게 성실한 분들이 꽤 있다(사실은 저도 과거에는 그랬음). 이분들은 놀면서도 불안해한다. 뭔가 책을 잡고 있거나 운동을 하거나 자녀와 열심히 함께하거나 자기 계발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느낀다.


8. 심지어 놀 때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갖는 분들이 있다. 노는 것도 일하듯이 한다. 여행을 가도 꽉 찬 스케줄로 전투를 치르듯이 한다.


9. 빡빡하게 사는 것이, 낭비 없이 사는 것이 훌륭한 삶 같지만 그러면 더 큰일, 긴급한 상황이 올 때 대응할 여지가 없다. 조금은 딴 일도 하고 낯선 곳도 가고 공백을 만들어도 좋다. slack이 필요하다.


10. 금번 연휴 핑핑 노시는 것은 어떨까. 명절이나 연휴는 에너지를 충전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인데 역으로 에너지를 소진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것에 완벽할 필요가 없다. 음식도 대충 만들고 친척도 대충 만나고 애들이랑도 대충 놀아주고 잔소리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라. 너무 잘하려고 하면 에너지를 소진한다. 대충 하고 그냥 릴랙스하면서 에너지를 축적하시라~


p.s. 단, 이 글을 평소에 매사 핑핑 노시는 분들이 자기 합리화로 쓰지는 마시길😄 


신수정

현재 KT의 Enterprise 부문장을 맡고 있다. 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하였고 글로벌 기업, 창업, 벤처, 중견기업, 삼성, SK 등 다양한 기업들을 거치며 일, 리더십, 경영 역량을 쌓았다. 인간을 이해하는 데 관심이 많아 다양한 코칭, 심리, 자기계발 코스를 수료하였다. 삶, 일, 경영과 리더십에 대한 통찰을 나누어 사람들에게 파워와 자유를 주고 한계를 뛰어넘는 비범한 성과를 만들도록 돕는 선한 영향력을 추구하는 것을 삶의 미션으로 삼는다.

• 본 컨텐츠는 신수정 저자의 동의를 얻어 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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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영
Oh Dream Officer
ocy@ji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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