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오가는 연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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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신 분의 책을 읽었는데 이런 말이 있다. "박사 과정에 들어갔는데 놀랍게도 한국인 2명 외에는 대학에서 인류학을 전공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다들 대학에서 문학, 정치, 경제 등을 전공했다"


2. 그는 매우 우쭐했다고 한다. 이미 4년간 인류학을 열심히 공부했기에 인류학자들의 기존 이론들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박사과정은 매우 쉬울것이라 예상했다. 


3. 자신 있게 보고서를 냈다. 그런데 보고서에 남긴  교수님의 코멘트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Great summary! What's your opinion? "


4.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학생들과 공부해보니 또 한번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자신은 학자들의 이론을 다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학 테두리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했지만, 다른 학생들은 인류학 이슈를 자신이 전공했던 분야와 연결하여 다양하게 해석하고 창의적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때문이었다. 철학, 문학, 경제학 등 시각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기발한 발상을 내고 있었다. 


5. 그도 이런 모습에 큰 자극을 받아 학위를 받은 후 경영 컨설팅을 도전한다. 인류학을 경영에 접목하여 기존 경영 컨설턴트들과 다른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인싸이트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자 그가 조인한 이후 컨설팅펌에서 인류학 출신들을 더 뽑기 시작했다고 한다.


6. 그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완벽한 내부인은 기존 환경에 완전히 적응해서 문제파악이나 새로운 발상 어렵다. 그렇다고 완전한 외부인의 훈수는 상황을 너무 모르기에 말이 안되는 아이디어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7. 그러면 누가 큰 도움이 될까? "외부인이 그 분야에 뛰어드는 것"이라 한다. 그러면  내부의 시선도 이해하면서 주변인의 정체성을 더 할수 있기에 창의성과 혁신을  발휘할수 있다는 것이다. "두 경계를 오가는 연결자"가 창의와 혁신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8. 사실 생각해보니 나의 커리어 또한 대부분 이러했다. 글로벌기업,  대기업에서 스타트업, 벤처로, 다시 대기업으로. 도메인 또한 변하면서 연결자 역할을 했다. 


9. 가끔 대학생이나 직장인들과 이야기해보면 커리어에 있어서 전공을 변화시켜보거나 다른 커리어 영역으로 가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오히려 뛰어난 친구들일수록 더 그런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우리나라 경쟁 중심 교육의 영향으로 항상 등수에 대한 예민함이 내재화되어 있는듯 하다.  타 영역으로 옮겼을때 실패하거나 지금 가지고 있던 그 위치나 인정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이 큰 것이다. 


10. 당신이 경영자라면? 외부인을 적절히 섞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외부인이 외부에서 쌓았던 역량을 현 조직과 연결하여 새롭고 기발한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기존 인력들을 자극하고 조직 전체를 발전시킬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11. 물론, 타이거 우즈처럼 어렸을때부터 하나만 파서 최고에 오른 사람이 있다.  우리나라는 대개 이 모델을 따른다. 그러나 "늦깍이 천재의 비밀"이라는 책에서는 타이거 우즈 모델 보다는  테니스 황제 페드로처럼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면서 경험을 해보다가 챔피온이 된 모델이 더 창의적이고 개인 또한 만족도가 높음을 말하고 있다. 


12. 새로운 영역을 도전하는 것은 기존에 쌓아왔던 것이 버려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Connecting dots 처럼, 기존의 것이 융합되면서 그것만 계속해온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창의적이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수 있다. 또한 기존 조직에 자극을 주어 모두가 윈윈하게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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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영
Oh Dream Officer
ocy@ji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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